순환경제플라스틱 오염 종식, 지방정부의 힘이 필요하다!

플라스틱 오염 종식, 지방정부의 힘이 필요하다!

: 국제플라스틱협약의 여정과 앞으로의 과제



2024년 여름, 대한민국은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열대야와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이 34일로 열대야 최장 기간을 기록하고 전국 열대야 일수 또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플라스틱이다. 국제사회는 플라스틱 오염이 지구 생태계와 인간 건강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에 공감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 제정에 합의했다. 2022년부터 시작된 국제플라스틱협약 논의는 전 세계가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는 11월 부산광역시에서 열릴 마지막 협상회의를 앞두고 그간의 논의와 성과를 점검하며 앞으로 필요한 지방정부의 역할을 짚어보고자 한다.

 

국제플라스틱협약의 시작

2022년 3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 2차회의(UNEA-5.2)에서 175개국의 만장일치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결의안이 채택됐다.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이 결의안을 '파리협정 이후 최대 규모의 다자간 환경협약'이라고 평가했다. 결의안 채택 이후, 정부간협상위원회(Intergovernmental Negotiating Committee, INC)가 구성되었으며, 이 위원회는 총 다섯 차례에 걸친 협상을 통해 국제플라스틱협약의 세부 규제, 이행 방안, 재원 마련 등을 논의하고, 국가 간 이견을 조율하기로 합의했다.

 

1차 국제플라스틱협약 INC 회의(2022년 11월, 우루과이 푼타델에스테)

2022년 11월 28일(월)부터 12월 2일(금)까지 우루과이 푼타델에스테에서 열린 첫 번째 INC 회의(INC-1)에서는 협약의 기본 골격과 주요 구성 요소에 대한 각국의 입장을 확인했다. 이 회의에서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었지만 협약의 법적 구속력, 범위, 이행 방식 등 구체적인 형태와 실행 방안에 대해서는 국가들 간에 의견 차이가 드러났다. 이 회의에서 한국은 강력하고 효과적인 협약을 지지하는 국가들의 연대인 우호국 연합(High Ambition Coalition)에 가입하여 국제적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클레이는 회의 종료 후, INC 사무국에 참관기관으로서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 의견서에서 이클레이는 지방정부가 플라스틱협약의 주요 이해당사자 그룹으로 협약문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플라스틱 오염을 감축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방정부는 물론, 주요 플라스틱 생산자 및 배출자들과 협의하여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2차 국제플라스틱협약 INC 회의(2023년 5월, 프랑스 파리)

2023년 5월 29일(월)부터 6월 2일(금)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INC-2에서는 협약의 핵심 의무, 목적, 절차, 재정, 평가 방안 등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이 회의는 절차적인 지연과 일부 시민 그룹 등의 참여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논의의 진전 속도가 느려지면서 협약의 주요 목표와 의무, 재정 메커니즘에 중점을 둔 두 개의 컨택그룹을 구성하는 결정을 내렸다. 회의는 다음 회의 전에 협약문 초안(Zero Draft)을 준비하기로 합의하며 마무리됐다.

 

이클레이는 파리시와 협력하여 '도시의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파리 국제 포럼' 부대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서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플라스틱 오염 해결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과 모범사례를 공유하고 향후 목표를 논의했다. 이클레이는 지방정부가 협약문 내에 명시되어야 하는 이유와 그 필요성을 강조한 성명서를 제출했다. 이러한 활동들은 지방정부가 글로벌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이후 협약 논의과정에서 지방정부가 중요한 파트너로 인정받는 데 기여했다.

 

3차 국제플라스틱협약 INC 회의(2023년 11월, 케냐 나이로비)

INC-3에 앞서 2023년 9월, 2차 회의 논의내용을 반영한 초안(Zero Draft)이 공개됐다. 초안은 플라스틱 생산 및 사용 감축을 중심으로 재사용 시스템 강화, 일회용 플라스틱의 단계적 퇴출, PVC와 유해 폴리머 등 화학물질 금지 등이 포함됐다.

 

INC-3은 2023년 11월 13일(월)부터 19일(일)까지 케냐 나이로비에서 개최됐다. INC-3에서 대부분의 국가들은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이 시급하고, 인간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초안의 목적에 동의했다. 그러나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2040년까지 달성한다는 목표에 대해서는 국가 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특히 협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의견 차이가 두드러졌다.

 

이클레이는 지방정부를 대변하여 플라스틱협약의 국가 목표 수립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의견이 반드시 반영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특히 재활용 시스템 구축, 폐기물 관리, 그리고 기존 오염에 대한 대응 등에서 지방정부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INC-3에서 기존 초안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2023년 12월에 수정된 초안(Revised Zero Draft)이 공개됐다. 이클레이의 지속적인 노력 덕분에 수정된 초안에는 지방정부가 주요 이해당사자로 포함되었으며, 이는 지방정부의 역할과 참여가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의미있는 진전이라 할 수 있다.

 

4차 국제플라스틱협약 회의(2024년 4월, 캐나다 오타와)

INC-4는 2024년 4월 23일(화)부터 29일(월)까지 캐나다 오타와에서 개최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수정 초안을 바탕으로 플라스틱 오염 방지를 위한 규제 대상 및 방식, 이행 수단 등 협약의 세부 항목에 대한 문안 간소화 작업이 우선적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주요 쟁점 사항들에 대해 참가국들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논의가 종료되었으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참가국들은 8월 태국 방콕에서 회기 간 작업을 통해 추가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클레이는 INC-4에 맞춰 4월 22일(월) 플라스틱 오염 종식 글로벌 지방정부 연합을 발족했다. 이 연합은 플라스틱 규제에 대한 도전적인 목표를 지지하며, 국제플라스틱협약 최종 문서에 지방정부의 목소리가 포함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현재 100여 개 도시 및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더 많은 지방정부 및 기관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고양특례시, 성남시, 제주특별자치도가 가입해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연대에 함께하고 있다. 지지 성명을 보내고자 하는 지방정부 및 기관은 아래 링크에서 가입 안내를 확인할 수 있다.

▶ 플라스틱 오염 종식 글로벌 지방정부 연합 출범


5차 국제플라스틱협약 회의(2024년 11월, 대한민국 부산)를 앞두고..

국제플라스틱협약 성안을 위한 국가 간 협상회의는 부산에서 열리는 5차 회의(INC-5)를 마지막으로 협약 최종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가 간 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어 협상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방정부는 더욱 야심찬 플라스틱 오염 종식 목표를 제시하고 이행해야 한다. 이번 회의가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우리 지방정부가 나서서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국내 지방정부들이 플라스틱 오염 종식 글로벌 연합 가입을 통해 협약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밝히고 강력한 플라스틱 규제 정책을 마련해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


○ 문의: 이예솔 자원순환 담당관 (031-255-3253 | yesol.rhee@icle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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