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교통주간(EMW)-전 세계 지방정부의 공공 공간 공유 엿보기
차량에서 시민으로: 도시 공공 공간의 재창조-공공 공간 공유
2024년 유럽 교통 주간의 주제는 ‘공공 공간 공유’이다. 한자로 표현된 한국어 어휘 ‘공공’과 ‘공유’는 ‘함께, 모두에게’의 의미를 공통으로 내포한다. 그러나 도시를 살펴보면 많은 공공 야외 공간은 차량에 잠식되어 공유되지 못하고 있다. 많은 공원과 녹지는 물론 주거지가 도로와 차량 시설 조성을 위해 그 자리를 내어주기도 한다.
도시는 상호 연결된 유기체이다. 일정 공간 안에 인적, 사회적, 경제적 관계가 생길 때 비로소 도시가 된다. 이런 의미에서 공공 공간은 도시의 핵심 속성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도시는 개별 인간의 삶이 사회 문화적으로 만나고 교류하는 곳이며, 이것이 공적 영역을 통해 실현되는 장소이다. 공공 공간의 품질을 높은 관심사로 두는 것은 도시의 질과 시민들 삶을 근본적으로 중요하게 여긴다는 지표로 볼 수 있다. 공공 공간이 차량에 잠식되지 않고 ‘모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사람 중심의 도시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도로를 공공 공간으로 변모 시키는 것은 전 세계 지방 정부가 도시 내 공공 공간을 확대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 하기 위해 추진하는 중요한 정책 중 하나이다. 공공 공간을 공유하는 사례는 도시 계획과 지역 커뮤니티 강화의 중요한 부분으로 이며 차를 위한 도로에서 탈피하여 시민들이 모이고 활동할 수 있는 다목적 공공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공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 시민 참여의 증대, 그리고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 조성에 기여하는 전 세계 지방 정부의 공공 공간 공유 사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1. 스페인 바르셀로나 - '수퍼블록'(Superblocks)
바르셀로나는 도심 교통 혼잡과 대기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퍼블록'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이는 9개의 도로 블록을 묶어 차량 통행을 최소화하고, 이 지역을 보행자 및 자전거 이용자에게 우선권을 주는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수퍼블록 안에서는 도로가 아닌 공원이 조성되고, 주민들이 소규모 농장, 벤치, 놀이터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바로셀로나 교통 지도 수퍼블록 모델
(초록색 부분 보행자 우선/ 거주자 소유 승용차 통행 가능)
2. 프랑스 파리 - '파리 리브르'(Paris Respire/Breath) 프로그램
파리시는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에 주요 도로를 차량 통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하는 '파리 리브르'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16년에 시작되어 도심 내 다양한 도로 구간에서 운영되고 있다. 차량이 없는 도로는 자전거, 스케이트, 산책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특히, 센강변 도로는 차량 대신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에게 개방되며, 주민들은 강변을 따라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다.
3. 브라질 상파울루 - '파울리스타 거리'(Avenida Paulista) 보행자 전용화
상파울루는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에 파울리스타 거리를 차량 통행 금지 구역으로 전환하여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이는 도시 내 가장 큰 도로 중 하나를 공공 공간으로 변화시키려는 정책 활동이다. 도로가 보행자들에게 개방되면 거리 전체가 예술 전시, 음악 공연, 시장 등 다양한 행사와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변모한다. 또 이곳은 주말에 자전거와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 중 하나이다.
상파울루 파울리스타 거리 전경
4. 덴마크 코펜하겐 - '블루그린 솔루션'
코펜하겐은 홍수 예방과 녹색 공간 확장을 위해 공공 공간을 재설계하는 '블루그린 솔루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도시의 기존 하천과 녹지를 연결하여 산책로를 조성하고 공공 공간을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조성하고 있다. 특히 코펜하겐 남항 지역에 조성된 저수지들은 홍수 시에는 물을 저장하고, 평소에는 주민들의 휴식과 신체활동을 위해 사용된다. 높게 설치된 산책로와 각각 다른 테마로 꾸며진 8개의 저지대 공원이 이를 가능케 한다.
5. 독일 베를린 - '템펠호프 공항'의 재활용
템펠호프 공항은 베를린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2008년 공항이 폐쇄된 이후 시민들이 이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되었다. 템펠호프 공항은 지금은 대규모 공원으로 사용되며, 자전거 타기, 카이트 서핑, 농업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대규모 행사와 시장이 열리는 장소로도 활용된다.
베를린 템펠호프 공원
이와 같은 사례들은 지방 정부가 어떻게 도로를 교통 공간에서 벗어나 지역 사회를 위한 공공 공간으로 재창조하는지, 원래의 용도를 끝낸 시설을 활용하여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가치를 창출하는지 보여준다. 이런 정책 개입 활동은 도시의 환경을 개선하고, 주민들의 생활 만족도를 높이는 중요한 도시 계획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 유럽교통주간에 참여하여 도로에 잠식된 공간을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공공 공간으로 재창조하는 발걸음에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
▶ 2024 유럽교통주간(European Mobility Week, EMW) 참가 안내
○ 문의 : 이혜영 전략기획팀장 (hyeyoung.lee@iclei.org / 031-994-3273)
* 사진 출처
https://www.yna.co.kr/view/AKR20210719006400094?section=international/centralsouth-america
https://www.bbc.com/travel/article/20221031-tempelhof-the-single-site-that-embodies-berlin
유럽교통주간(EMW)-전 세계 지방정부의 공공 공간 공유 엿보기
차량에서 시민으로: 도시 공공 공간의 재창조-공공 공간 공유
2024년 유럽 교통 주간의 주제는 ‘공공 공간 공유’이다. 한자로 표현된 한국어 어휘 ‘공공’과 ‘공유’는 ‘함께, 모두에게’의 의미를 공통으로 내포한다. 그러나 도시를 살펴보면 많은 공공 야외 공간은 차량에 잠식되어 공유되지 못하고 있다. 많은 공원과 녹지는 물론 주거지가 도로와 차량 시설 조성을 위해 그 자리를 내어주기도 한다.
도시는 상호 연결된 유기체이다. 일정 공간 안에 인적, 사회적, 경제적 관계가 생길 때 비로소 도시가 된다. 이런 의미에서 공공 공간은 도시의 핵심 속성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도시는 개별 인간의 삶이 사회 문화적으로 만나고 교류하는 곳이며, 이것이 공적 영역을 통해 실현되는 장소이다. 공공 공간의 품질을 높은 관심사로 두는 것은 도시의 질과 시민들 삶을 근본적으로 중요하게 여긴다는 지표로 볼 수 있다. 공공 공간이 차량에 잠식되지 않고 ‘모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사람 중심의 도시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도로를 공공 공간으로 변모 시키는 것은 전 세계 지방 정부가 도시 내 공공 공간을 확대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 하기 위해 추진하는 중요한 정책 중 하나이다. 공공 공간을 공유하는 사례는 도시 계획과 지역 커뮤니티 강화의 중요한 부분으로 이며 차를 위한 도로에서 탈피하여 시민들이 모이고 활동할 수 있는 다목적 공공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공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 시민 참여의 증대, 그리고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 조성에 기여하는 전 세계 지방 정부의 공공 공간 공유 사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1. 스페인 바르셀로나 - '수퍼블록'(Superblocks)
바르셀로나는 도심 교통 혼잡과 대기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퍼블록'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이는 9개의 도로 블록을 묶어 차량 통행을 최소화하고, 이 지역을 보행자 및 자전거 이용자에게 우선권을 주는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수퍼블록 안에서는 도로가 아닌 공원이 조성되고, 주민들이 소규모 농장, 벤치, 놀이터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바로셀로나 교통 지도 수퍼블록 모델
(초록색 부분 보행자 우선/ 거주자 소유 승용차 통행 가능)
2. 프랑스 파리 - '파리 리브르'(Paris Respire/Breath) 프로그램
파리시는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에 주요 도로를 차량 통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하는 '파리 리브르'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16년에 시작되어 도심 내 다양한 도로 구간에서 운영되고 있다. 차량이 없는 도로는 자전거, 스케이트, 산책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특히, 센강변 도로는 차량 대신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에게 개방되며, 주민들은 강변을 따라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다.
3. 브라질 상파울루 - '파울리스타 거리'(Avenida Paulista) 보행자 전용화
상파울루는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에 파울리스타 거리를 차량 통행 금지 구역으로 전환하여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이는 도시 내 가장 큰 도로 중 하나를 공공 공간으로 변화시키려는 정책 활동이다. 도로가 보행자들에게 개방되면 거리 전체가 예술 전시, 음악 공연, 시장 등 다양한 행사와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변모한다. 또 이곳은 주말에 자전거와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 중 하나이다.
상파울루 파울리스타 거리 전경
4. 덴마크 코펜하겐 - '블루그린 솔루션'
코펜하겐은 홍수 예방과 녹색 공간 확장을 위해 공공 공간을 재설계하는 '블루그린 솔루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도시의 기존 하천과 녹지를 연결하여 산책로를 조성하고 공공 공간을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조성하고 있다. 특히 코펜하겐 남항 지역에 조성된 저수지들은 홍수 시에는 물을 저장하고, 평소에는 주민들의 휴식과 신체활동을 위해 사용된다. 높게 설치된 산책로와 각각 다른 테마로 꾸며진 8개의 저지대 공원이 이를 가능케 한다.
5. 독일 베를린 - '템펠호프 공항'의 재활용
템펠호프 공항은 베를린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2008년 공항이 폐쇄된 이후 시민들이 이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되었다. 템펠호프 공항은 지금은 대규모 공원으로 사용되며, 자전거 타기, 카이트 서핑, 농업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대규모 행사와 시장이 열리는 장소로도 활용된다.
베를린 템펠호프 공원
이와 같은 사례들은 지방 정부가 어떻게 도로를 교통 공간에서 벗어나 지역 사회를 위한 공공 공간으로 재창조하는지, 원래의 용도를 끝낸 시설을 활용하여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가치를 창출하는지 보여준다. 이런 정책 개입 활동은 도시의 환경을 개선하고, 주민들의 생활 만족도를 높이는 중요한 도시 계획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 유럽교통주간에 참여하여 도로에 잠식된 공간을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공공 공간으로 재창조하는 발걸음에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
▶ 2024 유럽교통주간(European Mobility Week, EMW) 참가 안내
○ 문의 : 이혜영 전략기획팀장 (hyeyoung.lee@iclei.org / 031-994-3273)
* 사진 출처
https://www.yna.co.kr/view/AKR20210719006400094?section=international/centralsouth-america
https://www.bbc.com/travel/article/20221031-tempelhof-the-single-site-that-embodies-berl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