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이클레이 × 연천군, 생태평화 성지 케이프타운에 떴다: 생태평화 지속가능발전 국제 도시교류 프로그램

이클레이 × 연천군, 생태평화 성지 케이프타운에 떴다
- 생태평화 지속가능발전 국제 도시교류 프로그램 -



이클레이 한국사무소는 연천군과 협력하여 자연기반해법을 지향하는 지방정부 간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연천군은 한국전쟁으로 형성된 비무장지대를 접하고 있는 까닭에 지역 내 생물다양성이 보전돼 있다. 2023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및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백분 활용하기 위해 연천군은 이클레이와 함께 전 세계 생물권보전지역 간 연대와 평화 의제 확산을 위한 국제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연천군×이클레이 생태평화 지속가능발전 국제 도시교류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연천군과 이클레이 한국사무소는 지난 5월, 생물다양성 보전과 한국전쟁 참전국과의 국제적 연대를 구축하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시와 웨스턴 케이프 주를 방문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한국전쟁 당시 826명의 공군을 유엔군 소속으로 파견하여 한반도 평화 수복에 기여한 국가이며, 웨스턴 케이프 주는 이클레이 도시생물다양성센터와 아프리카 사무국을 유치하고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지역이다.


테이블 마운틴 자연유산 지역 위에서 본 자생종 fynbos


도시와 자연, 사람과 생태를 잇는 현장, 케이프타운시와 웨스턴 케이프 주에서 길을 찾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답사를 넘어 도시와 자연, 전쟁과 평화, 커뮤니티와 생물다양성의 연결성을 재발견하는 여정이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연천-이클레이 방문단은 남아공의 다양한 자연보호지역과 생물권보전지역을 찾아 각기 다른 여건과 환경 속에서 어떻게 환경을 지켜 나가고 자연기반해법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 케이프타운시는 도시계획 전반에 생태계를 구조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생물다양성 네트워크(BioNet) 전략을 수립하였다. 단순히 녹지를 늘리는 것을 넘어 생물다양성이 도시 안에서 실질적으로 가능하도록 생태적 연결성을 고려한 녹색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시도다. BioNet은 도시의 생물다양성 공간계획의 핵심요소로, 육상과 습지 생태계를 포함한 주요 보전지역과 생태계 기능 지원지역을 식별하고 이를 하나의 생태축으로 연결한다. 이러한 공간 기반 전략은 해안 사구 복원 등 생태계 복원 사업의 기반이 되며, Green Point Park와 같은 도시생태공원 조성, Table Mountain 자연유산 내 케이블카와 전망대 설치 등 시민 접근성과 생태교육을 통합한 공간 조성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오버스트랜드에서 자연재해와 관리 미흡으로 잃어버린 습지


  • 오버스트랜드에서는 도시화와 자연재해로 파괴된 이탄습지 복원이 단지 환경 문제가 아닌 지역경제 생존의 문제로 다뤄지고 있었다. 오버스트렌드는 케이프타운시 인근의 핵심적인 와인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곳으로 수자원 관리가 중요한데, 2019년 대형 산불과 2023년 대홍수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남아공에서 세 번째로 큰 이탄습지가 심각하게 훼손되어 홍수 위험이 커져 지역 내 와인 산업이 어려워졌다. 오버스트랜드는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온루스 습지와 강 하구를 포함한 수계 전반의 복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생태계 서비스가 무너질 경우 도시 기반이 흔들린다는 명확한 인식을 통해, 자연 회복의 시급성과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었다.


  • 코헬버그 생물권보전지역에서는 정부의 제한된 지원 속에서도, 지역 주민과의 협업을 통해 생태계 복원이 실현되는 지속가능한 모델을 보여주었다. 코헬버그는 해안가 주변의 페인보스를 복원하고 외래 침입종인 아카시아 나무를 굴취하기 위해 지역 벌목업자들과 협업하며, 남획으로 생계 유지가 어려운 인근 어민들에게 굴취 기술을 전수하고 이들을 고용함으로써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함과 동시에 생태계가 복원되는 순환구조를 이루고 있다.

블라우버그에서 바라본 페인보스(fynbos) 자생종 자연보호지역 풍경


  • 블라우버그 자연보호지역은 수십 년이 걸리는 느린 복원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자생종인 페인보스(fynbos)의 확실한 복원을 위해 침입종인 아카시아의 반복적인 제거가 필수인데, 산불을 통해 페인보스가 발아할 때 휴면 중이었던 아카시아도 함께 발아할 수 있어 통제된 화재를 통해 번식 환경을 조성한 후, 침입종 재출현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1,400헥타르(14km²)에 이르는 지역에서 복원의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생태계 회복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추진하는 현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케이프 웨스트 코스트 생물권보전지역은 다섯 개의 지방정부, 시민사회, 학계 등이 참여하는 개방형 거버넌스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샤론 페뷰어리 대표는 해변의 쓰레기 문제를 예로 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쓰레기 줍기보다 쓰레기를 버리는 강 유역의 마을의 교육이 더 효과적인 것처럼 효과적인 환경 보전은 단일 지역을 넘어선 종합적인 시각과 연대의식을 요구한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다. 생물권 보전의 본질은 생태계를 둘러싼 광역적 연결성을 이해하고, 협력하는 데 있음을 강조했다.


한국전쟁으로 맺어진 인연, 이스터플랏 공군기지에서 참전용사 유가족과 시간을 가지다.

이스터플랏(Ysterplaat) 공군기지에서 남아공 한국전쟁 참전협회 유가족 분들과 면담을 이어가는 연천-이클레이 대표단


우리 방문단은 케이프타운시에 위치한 이스터플랏(Ysterplaat) 공군기지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한국전쟁 참전협회를 만났다. 남아공 공군은 한국전 당시 826명의 공군 장병을 유엔군 소속으로 파견해 연천을 비롯한 중요한 격전지에서 활약했으며, 이 중 30여명이 작전 중 사망·실종되었다. 


이번 만남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남아공 공군의 헌신에 대해 감사를 표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뿐만아니라 미래를 향한 새로운 연결을 모색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연천군은 비무장지대를 경계로 하는 접경지역으로, 전쟁과 분단의 상흔을 품고 있지만, 동시에 인간의 접근이 제한되어 자연 생태계가 보전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러한 특수성을 바탕으로 연천은 전쟁의 유산 위에 생태와 평화를 상징하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거듭나고 있다.


대표단은 전쟁으로 맺어진 연대를 기반으로 미래세대가 자연과 평화를 함께 배울 수 있도록 국제 협력을 이어가자고 언급하며, 10월에 연천에서 열리는 “연천 자연과 평화 국제 포럼”에 남아공 한국전쟁 참전협회 회원들을 초청한다는 뜻을 밝혔다.


생태평화의 연결, 그리고 다음 걸음을 향하여 

5일간의 짧지만 깊이 있는 여정을 통해 연천군과 케이프타운시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자연을 회복하고 지역사회를 살리며 평화를 전하려는 고민에서 하나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교류는 단순한 방문을 넘어 생물다양성 보전과 자연기반해법, 전쟁의 기억과 평화의 교육, 그리고 커뮤니티의 힘과 국제 연대의 가능성을 복합적으로 엮어낸 통찰의 시간이었으며, 연천군의 향후 국제 협력과 자연기반 도시에 대한 비전을 구체화하는 기회가 되었다.


Green Point Park 에서 연천-이클레이 대표단과 케이프타운 환경계획과


이클레이는 앞으로도 연천군과 함께 지속가능한 국제 교류를 이어가며, 오는 10월에 열릴 예정인 “자연과 평화 국제 포럼”을 통해 더 넓은 무대에서 자연과 평화에 대한 담론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 글·문의: 진규담 담당관 (031-255-3257/quedahm.chin@iclei.org)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10390) 경기도 고양특례시 일산서구 킨텍스로 217-59 사무동 502호
TEL: 031-255-3257 / FAX : 031-256-3257
Email : iclei.korea@icle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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