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특별기고]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향한 첫걸음, 한국 지방정부의 과제와 기회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향한 첫걸음, 한국 지방정부의 과제와 기회는?


 마가쉬 나이두(이클레이 세계본부 순환경제 총괄)

이클레이 한국사무소는 지속가능발전 전문가의 특별 기고 글을 게재합니다. 2024년 11월, 대한민국 부산에서 개최된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에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 협상이 진행되었습니다. 이 회의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적 구속력을 가진 협약 마련을 목표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며, 협상은 2025년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본 전문가 특별기고 글은 한국 지방정부들이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전략을 모색합니다. 이번 특별기고는 이클레이 세계본부 순환경제 총괄 마가쉬 나이두 박사가 맡아주셨습니다.



최근 대한민국은 다섯 번째 정부간협상위원회(Intergovernmental Negotiating Committee, 이하 INC-5)를 개최했다. 이번 협상의 목표는 각국 정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글로벌 법적 구속력을 가진 조약에 합의하는 것이었다. 이 협상은 2022년 초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채택된 결의안 5.14, ‘플라스틱 오염 종식,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 협약을 향하여’를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전 INC 회의들은 우루과이, 프랑스, 케냐, 캐나다에서 열렸으며, 이번 INC-5는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회의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INC-5에서는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협상은 2025년까지 연장될 예정이며 추가적인 INC 회의가 개최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이 한국 지방정부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플라스틱과 도시 간의 관계는 복잡하지만, 그 핵심적인 요소들은 전 세계 도시 유형에서 대체로 유사하다. 이번 글에서는 한국 지방정부가 주목해야 할 5가지 주요 사항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한국 경제에서 플라스틱 산업의 중요성
플라스틱 및 고분자(polymer) 제조업은 한국 경제와 수출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주요 고용원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플라스틱 소비 감소와 오염 종식을 위한 전환 과정에서 정의로운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2. 재사용에 대한 강화된 접근
재사용(reuse) 시스템은 비교적 적은 투자로도 즉각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안으로, 순환경제 실현에 있어 중요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3.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
한국의 많은 지방정부들이 이미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인식하고 효과적인 이니셔티브를 실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을 더욱 확장하고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4. 글로벌 우수사례의 도입 및 공유
전 세계 지방정부에서 실행 중인 다양한 우수사례들은 한국 지방정부 상황에 맞게 적용 및 발전시킬 수 있다. 동시에, 한국 지방정부의 우수사례를 전 세계에 공유함으로써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5. 지방정부의 INC 참여 확대
한국 지방정부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지방정부 연합(Local and Subnational Governments Coalition)’에 참여함으로써 INC 협상 과정에서 직접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다섯 가지 방안은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한국 지방정부들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로의 전환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플라스틱 산업의 전환과 정의로운 전환의 필요성

한국의 플라스틱 및 고분자 산업은 연간 약 4,955만 톤의 이산화탄소(MtCO₂e)를 배출하며, 이는 국내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 중 하나로 꼽힌다. 동시에 이 산업은 연간 약 333억 달러(한화 약 48조 3,500억 원)의 수출액을 기록하고, 약 25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한국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고 불필요한 플라스틱 제조를 줄이는 것은, 대체재가 의도치 않은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지 않는 한, 환경 보호, 인류 건강 증진은 물론,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은 관련 산업의 고용 저하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플라스틱 산업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 전반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플라스틱 산업에 의존해 생계를 유지하는 노동자는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가? 이러한 문제는 반드시 지방정부 차원에서 심도있게 논의되고 고려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지속가능한 소재 및 제품 제조로의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과 재교육 프로그램의 강화가 필요하다. 특히, 폐기물 수거 부문에서 비공식적으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꼽힌다. 따라서, 이들에게 초점을 맞춘 정책적 지원과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정의로운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플라스틱 오염이 없는 미래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순환경제의 관점에서 재사용(Reuse) 시스템 도입

재사용은 자원의 회수 이전에 제품이나 인프라를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개념으로, 이는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한국 도시에서는 재사용 가능한 포장재 시스템의 도입이 플라스틱 폐기물 감소와 순환경제 실현을 위한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재사용 포장재를 “처음 설계된 목적으로 여러 번 동일한 목적을 위해 사용되도록 설계한 포장재”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일회용 포장은 한 번 사용 후 폐기되도록 설계된 반면, 재사용 시스템은 순환 시스템을 활용하여 포장을 사용하고, 세척하고, 다시 채우며 반복적으로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재사용 포장재는 다른 용도로 전환되지 않고, 지속해서 같은 용도로 사용될 수 있도록 기능적인 시스템의 지원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국제 협력과 재사용 사례 확산

재사용 프로젝트의 좋은 사례로는 Circular City Labs(CCL)의 ‘도시 내 재사용 포장 시스템 테스트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독일 국제협력기구(GIZ)가 독일 연방경제협력개발부(BMZ)를 대신해 이클레이와 협력하여 추진하고 있으며, BMZ의 기후·환경 보호 이니셔티브(IKU) 자금을 통해 지원 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도시 내 재사용 솔루션의 도입을 촉진하고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지역 순환경제에서 여성의 참여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 이 프로젝트는 알바니아 티라나, 콜롬비아 메데인, 조지아 트빌리시,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진행 중이다.

이클레이의 Circualr City Labs(CCL)


한국 지방정부의 선도적 역할

한국의 많은 지방정부들은 플라스틱 폐기물과 오염 문제 해결에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은 국가 차원의 대응과도 맞물려 강화되고 있다. INC-5와 병행하여,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플라스틱 생애 재고 포럼(Rethinking Plastic Life Forum)’을 개최하였으며, 국내 지방정부는 고양특례시, 제주특별자치도가 참여하였다.

이클레이는 이 포럼에서 전시 부스를 운영하며 순환경제와 관련된 이니셔티브를 소개하는 한편,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지방정부 연합(Local and Subnational Governments Coalition)’에 대해 홍보했다. 또한, 세션을 통해 고양특례시의 우수 사례를 공유하며, 한국 도시들이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고양특례시의 박원석 부시장은 고양시가 자랑하는 세계적으로 선진화된 폐기물 관리 시스템과 순환경제 접근법을 소개했다. 특히,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된 다회용컵 시범사업, 재사용 가능한 젤 아이스팩 프로젝트, 그리고 시민의 인식 제고를 위한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강조하며, 이러한 정책들이 플라스틱 오염 해결에 기여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는 자체 세션을 통해 ‘2040 플라스틱 제로 제주’와 ‘2035 탄소 제로’ 비전을 발표하며, 지속가능성을 위한 전략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공유했다. 이 세션에서는 노르웨이와 세계은행의 사례를 포함하여 국제협력 가능성을 탐구하며, 제주도의 선도적 역할을 부각시켰다.

플라스틱 생애 재고 포럼의 이클레이 세션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지방정부 연합 참여

모든 지방정부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지방정부 연합(Local and Subnational Governments Coalition)’에 가입하여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국제 협상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본 연합이 중점적으로 다루는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플라스틱 오염이 없는 미래를 실현하는 데 있어 지방정부의 핵심적인 역할이 반드시 명확하게 인정받아야 한다.
  • 폐기물 관리는 지방정부의 주요 권한이며, 이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지방정부의 역할이 더욱 부각될 필요가 있다.
  • 지방정부가 신속하게 대응하고 필요한 조치를 확대할 수 있도록 재정적 자원과 기술적 역량이 반드시 지원되어야 한다.

현재 한국에서는 고양특례시, 성남시, 제주특별자치도가 연합에 서명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지방정부 연합에 대해 더 알아보기

▶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지방정부 연합 웹사이트(영문)

 

○ 첨부

- 고양시 발표자료(국문/영문)

- 제주시 발표자료(영문)

○ 문의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iclei.korea@iclei.org

이클레이 세계본부: Circular.Development@iclei.org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10390) 경기도 고양특례시 일산서구 킨텍스로 217-59 사무동 502호
TEL: 031-255-3257 / FAX : 031-256-3257
Email : iclei.korea@icle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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