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발전목표[특별기고] 미래형 도시와 임무지향혁신

미래형 도시와 임무지향혁신

김선우(성균관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

이클레이 한국사무소는 전문가들의 특별기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절반 쯤 왔을 때 지역을 보다'를 총 6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올해는 2015년부터 2030년까지 진행하는 국제사회의 최대 공동목표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가 시작된지 절반에 이른 시점입니다. 과거 7년 반의 성과와 현황을 냉철하게 살펴보고 앞으로의 절반을 계획하는 전환점으로 삼을 때입니다.

UN SDGs를 주도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행성B(planet B)가 없기 때문에 플랜B(plan B)란 없다"고 한 것처럼 인류는 운명공동체라는 생각을 가지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다양한 행위자들이 연대와 협력을 해야합니다. 특히 국제사회와 중앙정부, 지방정부 간 다층적 협력이 강조되고 있는만큼 이번 특별기고 시리즈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지역의 역할에 대해 다룹니다.

여섯번째 기고는 김선우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전문위원(성균관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이 맡아주셨습니다.

 


[특별기고]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절반 쯤 왔을 때 지역을 보다 6 

김선우 전문위원(성균관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지구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투쟁은 도시에서 승패가 결정될 것이다(our struggle for global sustainability will be won or lost in the cities”)라며 지속가능발전에 있어서 도시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전 세계적으로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도시 인구는 2023년 현재 전 세계 인구의 56%(44억명)에서, 2050년에는 70%에 근접하고 2100년에는 80% 이상으로 약 90억명이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시티는 본질적으로 지속가능성을 지향하지만 기후위기생물다양성 감소 등으로 인해 지구적 지속가능성이 위협받음에 따라 지속가능성을 강조한 스마트지속가능도시(Smart Sustainable Cities)’에 대한 논의도 확산되고 있다. UN 산하기관인 UNECE와 ITU에 따르면 스마트지속가능도시는 “ICT 등을 활용해 삶의 질도시 운영 및 서비스의 효율성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경제사회환경문화적 측면에서 현재와 미래 세대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혁신적 도시이다

UNECE(유엔유럽경제위원회)는 혁신적인 도시에 대한 이해 제고를 위해 '사람-스마트지속가능도시(People-Smart Sustainable Cities)'를 발간했다. (출처: Smart Sustainable Cities | UNECE).

 

하지만기존 도시의 점진적 진화(gradual evolution)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는 도시 지속가능성 증대에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이를 극복하고자 기존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 근본적 혁명(radical revolution)으로서 미래형 도시에 대한 실험과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의존 경제 탈피를 목표로 비전 2030을 추진 중이며 비전 2030의 핵심은 미래형 도시인 네옴시티이다네옴은 새로움을 뜻하는 그리스어 네오(Neo)와 미래를 의미하는 아랍어 무스타크발(Mustaqbal)이 합쳐진 단어로서 도시의 미래지향성을 잘 나타내준다네옴시티는 더라인트로제나옥사곤 등 세 개의 도시로 구성되어 있으며 옥사곤은 주거와 첨단산업단지가 복합된 부유식 해상도시이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네옴시티 자료사진(NEOM - (vision2030.gov.sa))

도요타는 자율주행드론 등 미래 모빌리티와 인공지능로보틱스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도시 프로젝트인 우븐시티를 진행 중이다우븐(woven)이란 명칭은 자율주행차와 퍼스널모빌리티보행자 등을 위한 길들이 그물망처럼 연결되는 모습에 착안한 것이다도요타는 2020년 1월 CES에서 우븐시티 계획을 공개하고이듬해부터 건설을 시작했는데 후지산 인근 도요타의 유휴 공장 부지에 실증도시를 조성한다.

도요타 우븐시티 자료사진(Toyota Woven City | Media Kits (woven-city.global))

육지를 벗어나 바다에 새로운 인류 문명을 건설하고자 하는 해상도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UN 해비타트는 새로운 도시의제(New Urban Agenda)’의 일환으로 2019년에 이어 2022년에 두 번째로 지속가능한 부유식 해상도시에 관한 라운드테이블(UN Roundtable on Sustainable Floating Cities)‘을 개최한 바 있다

지속가능한 부유식 해상도시는 기후위기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주거 문제의 해법으로서 각광받고 있으며특히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있는 해안 도시와 군소도서개발국 (Small Island Developing States, SIDS)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있다부산시는 UN 해비타트오셔닉스 등과 협력하여 부산 앞바다에 세계 최초의 지속가능 부유식 해상도시 건설을 추진 중이다군소도서개발국인 몰디브 정부도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수천명이 거주할 수 있는 해상도시(Maldives Floating City)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과 재생에너지 등의 기술혁명으로 대표되는 현재는 인류 역사의 주요 변곡점으로서 정부의 역할에 따라 인류 문명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거나 새로운 암흑시대로 전락할 수 있다도시화 추세를 고려한다면 미래형 도시는 새로운 인류 문명을 선도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다지속가능성 등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들이 내재된 미래형 도시를 빠른 시일 내에 전 세계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면 인류는 현재의 도전과제들을 극복하고 장기적 번영을 누리게 될 것이다따라서 미래형 도시는 공적 가치보다는 이윤 창출에 더 집중하는 민간 부문에만 맡겨둘 수 는 없다지속가능한 미래형 도시모두를 위한 미래형 도시를 위해서는 역동적이고 역량 있는 정부와 민간간의 공생적(symbiotic) 파트너십이 필수적이다

임무지향혁신(mission oriented innovation)은 공공민간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기후위기고령화 등 사회경제적 도전과제(그랜드 챌린지)를 해결하는 기술혁신 패러다임으로서,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와 연계하여 임무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제시한다임무지향혁신은 시장 우위를 강조해 온 신자유주의 논리에서 벗어나시장 실패를 교정하는 수동적 역할을 넘어 적극적으로 시장을 창출하는 정부의 역할에 주목한다. ‘위험과 보상의 사회화(socializing risks and rewards)’는 임무지향혁신의 주요 원칙으로서 공공민간 파트너십이 공생적이어야 하는 이유이다임무지향혁신은 공공과 민간이 함께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를 하고 투자의 결과물이 사회 전체로 분배되어 공유부를 확대하는 것을 지향한다

각국 정부가 임무지향정부가 되어 UN 등의 국제기구를 통해 추진하는 지구적 차원의 지속가능 미래형 도시 프로젝트는 우리 후세들이 기억할 수 있는 21세기의 대표적 문샷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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