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이클레이, 고양시에 생물다양성-젠더 지표 제안

이클레이, 고양시에 생물다양성-젠더 지표 제안

자연기반도시 워크샵: 성평등한 생물다양성 실천 톺아보기


  • 2025 고양시 성평등기금 지원사업으로 진행한 “성평등한 생물다양성 실천 역량강화 사업”의 내용과 진행 결과 공유

  • 유엔생물다양성협약 젠더행동계획 소개, 고양시 환경정책을 대상으로 한 젠더 분석 및 이클레이가 제안하는 지역 기반의 생물다양성-젠더 지표 소개

  • 자연기반해법 도입에 필요한 포용적인 패러다임 전환과 생애주기 중심-세대에 따른 환경 감수성의 차이를 교차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인식이 필요



9월 29일(월), 이클레이 한국사무소는 킨텍스제2전시장에서 “자연기반도시 워크샵: 성평등한 생물다양성 실천”을 진행했다. 본 워크샵은 2025 고양시 성평등기금 지원사업으로 진행하“성평등한 생물다양성 실천 역량강화 사업”의 결과 발표회 및 의제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되었으며, 20여명의 참석자와 함께 생물다양성 분야의 포용성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가 오갔다.


지역에서 자연기반해법과 포용적인 거버넌스를 논의하기

기후와 환경 정책 분야의 공통된 이해를 위해 발제자로 최승희 생명의숲 사무처장과 장윤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함께 자리했다. 생명의숲 최승희 사무처장은 “지역 자연기반해법 정책의 중요성”을 도시숲과 관련된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가 극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도시숲을 비롯한 자연기반해법이 도시 회복력 증진과 재난·재해 대비에 유용할 뿐만 아니라 생물다양성 보전을 이룰 수 있는 수단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국가 전략과 달리 실제 현장에서 적용되는 대책들이 오히려 생물다양성을 저해하는 사례들을 제시하며 지역 고유의 문제 해결과 관리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나아가 최승희 처장은 생명의숲이 지역과 함께 도시숲을 조성하는 활동을 통해 기후위기 시대에 도시가 숲과 관련해 직면하는 새로운 문제와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메세지를 전달했다. 특히 도시공간에서 도시숲과 같은 공간을 누구와, 어떻게 늘릴 수 있고 숲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등 사람과 숲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지역사회의 이해를 바탕으로 이 문제를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접근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을 남겼다.

발제를 진행하고 있는 최승희 생명의숲 사무처장


장윤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24년 진행한 “기후위기 대응정책의 성인지적 개선방안” 연구를 바탕으로 기후변화의 의제에서 젠더가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 설명하였다. 특히, 기후변화와 관련된 문제는 지금까지 다뤄져왔던 환경정책의 방식이 아닌, 사람의 생존에 기반을 하는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을 바탕으로 전반적인 가치와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장윤선 연구위원은 기후변화가 결국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인구 문제 및 젠더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성별 뿐만이 아닌 연령대, 가족 구성 및 생애주기 등 인구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교차성을 통해 어떤 요소가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나 기후 불평등 등의 이슈를 증폭시키고,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부각시키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일례로 기후변화에 대한 대국민 인식 조사에 대해 성별에 따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오지 않으나, 연령대 별로 구분해서 보았을 때 특히 젊은 세대의 여성이 남성에 비해 기후 민감성이 눈에 띄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국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 생애주기, 정치적 성향, 사회적 이슈의 민감도와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는 곧 기후변화와 관련된 정책의 설계와 이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발제하는 장윤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손봉희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부소장은 결국 ‘실효성 있는 거버넌스’를 만들기 위해 이러한 교차적 요인들을 어떻게 반영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발제세션을 마무리했다.


젠더 분석 영역과 고양시 생태환경실천에서 나타나는 젠더 간극

천민우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담당관은 사업 브리핑을 통해 “성평등한 생물다양성 실천 역량강화 사업”에서 어떠한 작업이 도출되었는지 정리했다. 이클레이 한국사무소는 고양시의 환경정책에 대한 성평등 현황을 분석하기 위해 도시 생물다양성이 뛰어난 장항습지와 관련된 정책 및 이해당사자 활동에 대한 젠더 분석을 진행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 속 젠더행동계획(Gender Plan of Action)의 국가이행지표를 기반으로 한 지역 단위의 생물다양성-젠더 지표를 제안했다. 특히 생태계서비스지불제와 람사르 고양장항습지생태관의 전시 해설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젠더 간극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했으며, 법/제도, 성역할, 자원 및 서비스 접근권 등의 카테고리로 나뉜 IUCN의 젠더 분석 기준에 따라 장항습지와 관련된 정책과 환경 활동에 개입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성별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나는 요소들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사업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는 천민우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기후와자연팀 담당관


위원회 성비 구성은 국내의 많은 조례에서 대표적으로 성문화 된 젠더 관련 거버넌스 조항으로 꼽힌다(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위원회의 한 성별이 60%를 넘지 않도록 권고). 그러나 ‘누구를’ 위원으로 임명할 것인가를 비롯하여, 실제 비율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거버넌스의 근본적인 구조를 재고해 보아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되었다. 성역할의 경우, 기존의 여성이 저임금의 노동을 하게 되는 맥락과 유사하게, 경력 단절 및 육아로 인해 환경 해설사 및 시민단체 활동을 하게 되는 진입 경로를 발견할 수 있었다. 1차산업에서도 마찬가지로 성별분업화가 관찰되지만 실제로 농가/어가를 대표하는 사람이 남성인 경우가 많고 이는 생태계서비스지불제 계약자 또한 해당되는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여성 농업인의 안전 보험 가입 비율이 남성에 비해 낮은 원인으로 농업 활동에서 주로 남성이 농기계 사용 등 흔히 위험한 일로 인식되는 업무를 하게 되기 때문이라는 점이 지적되어, 노동의 성별분업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여성의 권리 저하 양상이 드러나고 있었다. 특히 이는 기후변화로 인해 심각해지는 재해 상황에서 여성이 회복력에 있어 취약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잠재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클레이 한국사무소는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환경정책 실무자들이 정책의 성평등 현황을 점검하고 정책 이행 과정에서 성인지 접근법을 도입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 및 점수화 할 수 있는 생물다양성-젠더 지표 체계를 제안하였다. 본 지표는 GBF의 젠더행동계획의 틀을 차용하여 지역의 언어와 실정에 맞게 문항을 수정하고, 유사한 내용들을 병합하여 구성하였다. 크게 제도/참여/리더십 강화, 전문성 및 역량강화, 그리고 정책 이행을 위한 제반 사항 마련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눈 총 12개의 세부 지표로 구성하였으며, 이를 통해 환경정책 및 성평등 정책 실무자들은 지역에서 실행하는 환경정책이 성별에 따른 차등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지 파악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점검할 수 있다.

천 담당관은 분석 내용과 제안한 지표를 통해 제시한 세 가지 영역에서 고양시의 환경정책 포용성을 증진하기 위한 방안을 제안하였다. 첫째, 위원회/거버넌스의 성평등 요소를 더 강력하게 보장할 수 있는 조치를 할 것. 일례로, 프랑스는 공공기관 고위직에 특정 성별이 60%를 넘을 경우 벌금을 부과하도록 되어 있다. 물론 남녀동수를 유지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며, 거버넌스에 참여하는 대표자가 분야의 전문성과 여성으로서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대표성을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해서 고민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남성에게도 유효한 기준이 되며, 나아가 이는 위원회 구성 시 누구의 목소리를 들을 것인가의 고민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업 담당자의 이해당사자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둘째, 여성의 생애주기를 고려한 역량강화 프로그램 설계가 환경 분야에서도 필요하다는 것. 환경 교육 및 해설사로 진입하는 여성들이 보다 많은 보수를 받고 전문성을 키워 지역을 대표하는 인재로 성장시킬 수 있는 정책적 보조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 이러한 정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데이터 생성과 예산을 확보할 것. 단순한 성별분리데이터를 넘어 교차성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환경정책 수혜자를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이후 성별영향평가, 새로운 사업 발굴 및 예산 확보의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물다양성-기후 분야의 성인지 접근법 확대하기

이클레이가 제안한 생물다양성-젠더 지표의 실효성과 유의미한 거버넌스를 만들기 위한 논의를 위해 토론자로 김주온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 임지열 고양연구원 연구위원, 그리고 민소담 경기도 여성정책과 양성평등정책추진전문요원이 자리하였다.

김주온 연구원은 지난 7월 여성환경연대 및 플랜1.5와 함께 진행한 “NDC에 젠더 관점 반영하기” 워크숍을 통해 기후 정책에 젠더 관점을 반영한다는 의미를 돌아보고 젠더가 환경 의제 속에서 다뤄지는 양상에서 ‘생물다양성’ 분야만의 차별점이 있는 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김주온 연구원은 단순히 여성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다양한 소수자와 관련된 논의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권력관계를 구조화할 수 있는 ‘체계’로써의 젠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전환적 접근을 강조하였다. 특히 성비에 매몰되는 현재 탄소중립위원회의 젠더 거버넌스 구조를 비판하며 새로운 구조로 “기후시민의회”와 같은 형태를 제안하였다. 경기도 기후도민회의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김주온 연구원은 생물다양성 의제가 기후시민회의 속에서 다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첨언하였다.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녹색전환연구소 김주온 연구원


임지열 연구위원은 발표와 토론에서 제기된 ‘돌봄’과 ‘공공성’ 이슈를 자연기반해법에 녹여내는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현재 우리 도시숲이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이 중앙집중형으로 조성된 것이 아닌 패치워크 형태로 분산되어 있는 만큼 지역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연을 ‘민원의 대상’이 아닌 ‘돌봄의 주체’로써 인식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적 인식이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장윤선 연구위원이 언급한 인구구조 데이터를 들어 세대 평등의 교차성이 기후환경 문제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정책의 설득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구 데이터를 활용한 의미있는 교차성을 밝혀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임지열 고양연구원 연구위원


민소담 경기도 양성평등정책추진전문요원은 이클레이가 진행한 분석 내용을 사업에 참여한 사람들과 직접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여 정책 결정자와 이해당사자가 성평등 관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하였다. 특히 현재 시행하고 있는 위원회 성비 평가 및 성별영향평가를 환경 분야로 확장하여, 환경 및 젠더 관련 부서의 공직자 교육 및 역량강화를 통해 지방정부 환경정책의 성인지적 접근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민소담 전문관은 환경부에서 성별영향평가 컨설턴트로 실무를 진행한 경험을 통해 자연기반해법 정책 지원 사업이 최대의 생산성을 도출하는 자본주의적인 구조로 작동하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환경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생물다양성 사업(농수산임업 등)에 예산이 책정되고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사전에 평가하고 논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민소담 경기도청 양성평등정책추진전문요원


이 워크샵을 통해 이클레이 한국사무소는 생물다양성-젠더 지표의 적용 가능성과 행정 영역에서의 도입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요소를 살펴볼 수 있었으며, 또한 여러 발제자와 토론자가 지적했듯이 생태환경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특히 도시에서 사람이 자연과의 어떤 관계를 맺는 지에 대한 시각)에서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환이 자연기반해법의 포용적인 도입에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클레이 한국사무소는 연말에 고양시 환경정책에 대한 젠더 분석 내용 및 생물다양성-젠더 지표 제안 사항, 그리고 본 워크샵에서 도출된 심도 깊은 논의를 발간물로 정리하여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본 사업을 통해 확대한 파트너십을 통해 앞으로도 생물다양성 및 기후환경 분야에서 성인지 접근법 경로를 확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문의: 천민우 기후와자연팀 담당관 (031-994-3275 / minwoo.chun@iclei.org)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10390) 경기도 고양특례시 일산서구 킨텍스로 217-59 사무동 502호
TEL: 031-255-3257 / FAX : 031-256-3257
Email : iclei.korea@icle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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