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후·에너지 시장협약(GCoM)’ 도시의 기후행동

 

 

 

 

[글로벌 기후·에너지 시장협약(GCoM) 소개 및 동향]
 
최근, 그린뉴딜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슈로 떠오르면서, 기후변화와 에너지전환에 대한 지방정부의 인식이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이클레이 한국사무소는 그린뉴딜이 대두되기 이전부터 전 세계 지방정부의 기후변화 및 에너지전환 이니셔티브인 글로벌 기후·에너지 시장협약(GCoM, Global Covenant of Mayors for Climate & Energy; 이하 지콤)’과 국제적으로 상호협력하며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국내 도시의 지콤 참여를 지원해왔다. 201910GCoM 한국사무국(GCoM Korea)이 출범하기 전까지 총 8개 도시가 기후행동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 하였고, 출범이후 현재는 12개 도시가 참여하여 기후변화대응에 앞장서고 있다. 그린뉴딜 주류화 정책에 부응하여 국내 지방정부의 GCoM 참여는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는 선택이라고 보여 진다. 우선, 전 세계 GCoM 글로벌사무국과 한국사무국이 어떤 구조하에 움직이고 있는지 알아보고 최근 활동사항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글로벌 기후에너지 시장협약(GCoM)'은 초창기 20149월 유엔 기후정상회의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마이클 블룸버그 유엔도시기후변화특사, 이클레이, C40, UCLG, UN-Habitat의 참여하에 시장협약(Compact of Mayors)’으로 출범하였다. 이후, 2008년 설립된 EU Covenant of Mayors 와 흡수·통합되어 2016글로벌 기후·에너지 시장협약(GCoM, 이하 지콤)으로 새롭게 출범하였다. GCoM기후·에너지 전환 행동 및 실천을 위한 세계 지방정부들의 약속이자 이니셔티브이며, 협약에 참여한 도시들은 온라인 플랫폼인 탄소공개정보프로젝트(CDP, Carbon Disclosure Project)에 보고(리포팅)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적응 행동, 도시회복력 제고 등 선도적 기후행동을 이행하고 있다. 지콤은 현재 기후변화·에너지 관련 전 세계 도시들의 최상위 담론이자 세계 최대 논의의 장으로써 역할을 하고 있다. 2020년 현재 138개국 10,000여개 도시가 기후변화 및 에너지 전환을 위해 힘쓰고 있다.
 
GCoM 글로벌 이사회(Board)는 대륙별 대표 10개 도시 시장으로 구성되어 있고부의장으로는 UNFCCC 사무총장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Christiana Figueres), 공동위원장으로는 EU의 프란스 팀머만(France Timmermans) 수석부회장과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맡고 있다. 또한, 당연직 위원으로 패트리샤 에스피노사(Patricia Espinosa) UNFCCC 사무국장, 마히마나 모히드 샤리프(Maimunah Mohd Sharif) 유엔해비타트 사무국장이 있다. GCoM 글로벌 사무국(Global Secretariat)은 벨기에에 있으며, 각 대륙 또는 국가별 사무국을 운영 중이다. GCoM 한국사무국(GCoM Korea)201910월 개최된 '기후변화대응 세계도시 시장포럼' (개최지: 서울)에서 출범하였고, 이클레이 한국사무소에서 지콤 한국사무국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GCoM 국내 도시는 총 12개로 서, 수원, 창원, 대구, 안산, 인천미추홀구, 당진, 전주, 서울 도봉구, 서울 강동구, 광명시, 화성시(가입년도 순) 이다.
 
최근, 글로벌 기후·에너지 시장협약(GCoM) 글로벌 사무국(Global Secretariat)은 전 세계 참여 도시들의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기후행동 분석 툴(tool)을 개발하고 있으며, 구글(Google)과 협력하여 구글 맵(map) 상에서 도시의 탄소배출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발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GCoM 배지(Badge) 시스템을 통한 평가 체계 중, 지방정부의 재생에너지 행동 가이드라인 및 단계별 이행사항을 개발 중에 있다. 그리고, GCoM 한국사무국은 최근 지콤 도시들의 탄소배출 정보를 전 세계 지방정부 온라인 탄소공개플랫폼인 CDP Cities에 기간 내(~8.26.까지) 리포팅 할 수 있도록 안내를 돕고, 한국환경공단(KECO)과의 협력을 통해 지방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추진 중에 있다. 다음은, GCoM 도시인 그레이터맨체스터 주의 기후행동 사례를 알아보고자 한다.
 
 
[GCoM 해외도시 사례: 영국 그레이터 맨체스터(Greater Manchester)’ ]
 
그레이터맨체스터 주는 영국에서 기후 활동의 보루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국 북서쪽에 위치한 그레이터 맨체스터는 인구 270만 명이 넘고, 맨체스터, 솔퍼드와 같은 2개 시와 볼턴, 베리, 올덤, 로치데일, 스톡포트, 테임사이드, 트래포드, 위건과 같은 8개의 행정구로 이루어진, 한국과 비교하면 광역시 같은 영국의 가장 큰 도시-지역 중 하나이다. 석탄과 증기의 대명사인 산업혁명의 중심지였던 그레이터맨체스터는 이후 탈바꿈하여 '변화의 도시'로 알려졌으며,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기후 과학자들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며 뚜렷한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영국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가 2050년까지인데 반해, 그레이터맨체스터 주는 2038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이 가능한 과학기반의 토대를 최초로 마련하였고, 연평균 15%의 배출량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레이터맨체스터는 명확한 행동계획이 없으면 목표를 달성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5개년 환경계획을 출범시켜 기후변화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공공 및 민간부문과 더불어 시민 스스로가 '지금 어떻게 행동하고 함께 해야 하는가'에 대한 안을 마련하는 데 참여하였다. 그레이터맨체스터 주의 배출량 감축은 전체 영국 내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2015년 영국 전체 배출량 1990년 대비 39% 감축)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적 행동으로는, 교통부문에서 그레이터맨체스터의 메트로링크(Metrolink) 트램 네트워크에 투자가 진행되어 규모가 확대되었으며, 연간 여행객이 지난 5년 동안만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한, 사이클링과 걷기 부문에 5억 파운드를 배정하여 탄소중립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리고, 대기질 개선을 방해는 주요 원인인 차량 운행 감소를 위해 하나의 클린 에어 플랜(a single Clean Air Plan)을 마련하여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Greater Manchester]
 
맨체스터 주는 5개년 환경계획의 일환으로 자체적인 대중교통수단들을 재설계 하였다. 주의 공공 교통수단 체계인 ‘TfGM(Transport for Greater Manchester)’은 정부 저배출 차량 사무소로부터 540만 파운드의 초저탄소배출차량(ULEV, Ultra-Low Emission Vehicle) 버스 기금을 지원받아 23대의 전기 버스와 충전 인프라를 도입할 예정이며, 연간 1000톤의 CO2e가 절감될 것으로 추산된다.
 
에너지 부문에서, 그레이터 맨체스터는 또한 2024년까지 최소 45MW 전력망을 추가로 공급하여 현지에서 생산된 재생가능 전기로 도시 전력을 충당하려고 하고 있다. 또한, 전력 북서부(ENWL, Electricity North West)와 협력하여 미래 에너지 수요를 지역 재생 에너지원으로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2040년까지 매년 최소 6만 가구를 공급하려는 재개발 대책에 기존 주택의 열 수요를 줄이려고 하는 정책을 포함하는 등 시민들이 저탄소 배출에 대한 선택권을 더 많이 갖도록 할 전망이다. 그레이터 맨체스터가 취하고 있는 조치들은 또한 도시 내에서 37천명이 넘는 인원을 고용하는 효과를 보여 새로운 고용 전망의 포문을 열고 있다. 그리고 매년 64억 파운드가 넘는 매출 및 연간 약 4%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재생 에너지 부문의 성장률은 5.6%로 나타났다.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은 "우리 모두는 혁신적 탈탄소화가 공공 부문뿐만 아니라 기업과 협력하여 진행되어야 하고, 사회의 모든 수준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그레이터맨체스터는 영국 국가 수준의 목표보다 12년 앞선 2038년까지 넷-제로에 도달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탈탄소로의 전환은 디지털 및 기술 분야에 이르는 전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와 성장의 잠재력 및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행동할 때는 바로 지금이며, 기후행동에 관한 기준점을 최대치로 설정하고 이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그레이터맨체스터는 탄소배출 감축, 자원의 효율성 및 지속가능성 문제와 관련하여 기업과 협력을 하고 있다. 왜냐하면 기업의 조달 능력을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재정지원을 통해 기업을 지원하여 저탄소 환경 부문 사업 개발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그레이터맨체스터의 기업성장허브(Business Growth Hub)’장기적 녹색성장(Green Growth (Enworks) programme)’ 프로그램은 중소기업에 다양한 재정 지원, 탄소 감축, 환경혁신, 자원효율성 등을 지원하고, '녹색성장공약(Green Growth Pledge)'과 같은 이니셔티브를 통해 기업에 보다 폭넓은 지지와 리더십,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영국 전역의 시민들은 마을과 도시에서 거리 행진을 하며 도시에 기후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그레이터맨체스터는 영국의 기후행동 우수도시 5곳 중 하나로 기후변화대응에 관한 새로운 기록을 앞두고 있으며 적극적인 인프라 구축 및 대시민 서비스를 통해 시민들과 함께 기후변화 대응을 해나가고 있다.
 
 
[한국 지방정부가 지향해야 할 기후행동]
 
우선, 기후변화 및 에너지 전환을 위한 기후행동은 각 도시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모범 답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평가와 현지화 없이 선진 정책 사례를 도입하여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도 있다. 각 지방정부의 기후행동은 시민들의 실생활에 바로 적용될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총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우선 도시마다 온실가스 배출원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밀도 있는 배출량 측정이 필요하다. 병의 원인이 다르면 다른 치료법을 적용해야 하듯이, 배출원이 다르면 그에 맞는 감축조치를 취해야 한다. 전 세계 도시별 배출원의 구성과 비율은 모두 상이하며 최대한 국내 도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벤치마커를 찾아 참고로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도시별 상황이 다르다 하더라도 기후행동의 아이디어만 차용해서 그것의 성과를 볼 수도 있기 때문에 모든 기후변화 방법론에 열릴 마음을 가지고 접근하되 하나하나 신중히 따져봐야 하는 모순적 접근법이 필요하다.
 
GCoM 국내 도시들을 비롯한 한국의 지방정부들은 앞서 본 그레이터맨체스터 주의 사례와 같이 우선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높게 설정하여 좀 더 적극적인 기후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및 녹색 전환(Green Recovery)이 이슈로 떠오르며 2050년 넷-제로를 목표로 달려가고 있는데, 국내도시들의 현재 목표와 이행 수준으로는 이를 달성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공공부문에서의 접근뿐만 아니라 기업과의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특히 한국의 경우 민관협력(PPP, Public Private Partnership)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 대신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나 방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기업과의 기후행동 협력을 이행한 도시들의 선례를 참고해야 한다. 또한, 한국의 각 지방정부는 시민사회의 참여적 기후행동이 정책에 녹아들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 건물의 열효율을 높이기 위한 개보수 및 도시녹화 사업과 같은 인프라 구축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 시민들이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공공 연계 정책을 고안하도록 해야 한다. 이클레이 한국사무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기후·에너지 시장협약(GCoM)은 전 세계 지방정부의 기후변화 및 에너지전환을 위한 시장들의 약속이자 이슈 포커스 된 이니셔티브이기 때문에, 국내 지방정부는 지콤에 참여하여 해외 도시의 기후행동 사례 정보를 참고하여 기후·에너지 정책 적용점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문의: 서은영 전략사업팀 담당관